최수종씨의 문제는 실제 학력을 위조했건 아니건 개인적으로 큰 관심사는 아니다.

정작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는 이 문제에 접근하는 <대학>의 자세라고 생각한다. 외국어대는 최수종씨가 외국어 대학에 합격한 것이 사실이고 따라서 동문으로 인정하겠다고 한다.

합격만 하면 그 과정이야 어떻든 바로 졸업장 얻을 수 있는 대학이 외국어 대학인가? 그렇게 허접한 개발도상국의 3류대학 이었단 말인가? 합격 - 등록 - 수강신청 - 학점이수라는 일련의 교육 과정을 이수하고 나서 졸업과 동시에 비로소 동문이 되는 것이 일반의 상식이다.

그런데 최수종씨는 합격만 했다. 4년간 교육시켜 인재를 양성해냈다는 자부심과 책임도 없이 유명한 합격생이니 동문으로 인정하겠다는 비상식적인 태도는 기회주의의 전형을 보는것 같아 고소를 금할수 없다.


한학기라도 등록을 했는지 수업을 들었는지가 불분명 하니 졸업을 하지 않은 것은 자명함에도 동문으로 인정한단다. 이 지적에 <아무나>가 아니라 유명한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답한다면 그것은 <얄팍함>에 다름 아니다.


그러한 얄팍함은 젊은 남자 가수를 보며 환성을 지르는 10대 소녀팬들의 그것과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이며 그 이면에는 학문으로 인정 받기 보다는 TV에 자주 노출되는 사람을 끌여들여 학교의 지명도를 높여 보겠다는 <천박함>마저 엿볼수 있다.

또 다른 차원에서 보자.

졸업을 위해 4년 내내 등록금 갖다 바치며 강의를 수강한 다른 졸업생들은 뭐가 되는가? 이런식이면 외국어 대학은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은 별 의미가 없으니 강의를 거의 듣지않더라도 사회에서 지명도만 높은 사람이 되면 족하다 라는 것이 학교의 교육방침임을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된다.

외국어 대학측에 묻고 싶다.

첫째, 외국어 대학은 돈만 갖다 바치면 누구나 졸업할수 있는 대학인가? 그렇지 않다면 어찌 그리 쉽게 동문이라고 인정해 버리는가?

둘째, 그 수많은 졸업생들중에 최수종씨 만한 인물이 없어서 최수종님을 모셔다가(?) 동문으로 앉혀 드려야 할만큼 사정이 절박했는가? 이 두가지에 대한 학교측의 책임있는 대답을 듣고 싶다.

대학과 사회와의 관계, 그리고 사회에서의 역할과 기능 등의 어떤 관점에서 봐도 이번 외국어의 대학의 태도는 상업주의에 영합한 모습이다. 사회가 아무리 상업주의에 찌들어 거대 자본에게 휘둘리더라도 우리사회의 대학은 그러지 말아야 하고 능히 그럴수 있는 학문적 자산이나 긍지가 있을것 이라 믿어왔다.

그럼에도 이번 외국어 대학의 태도는 그러한 믿음에 찬물을 끼얹는 모습이다. 외국어 대학측에서 이대로 이 문제에 대해 유야무야 넘어간다면 단지, 어학 중심의 관련학과들이 뭉쳐있는 대학이다 보니 대학 관계자들이 소위 말하는 학문적 자존심 같은건 애초부터 갖고 있지를 않은거라 생각할 수 밖에 없다.

<mercury>

Posted by 피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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