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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1.01 [핫이슈]11세 딸 성추행 아빠, 애정의 표현이라니... 3

부산 사하경찰서는 보육원 원장과 사무국장의 방치 하에 지난 1년 동안 5명의 남아들을 구타하고 성폭행한 혐의로 17세 남자 보육원생 2명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네 명의 소년에게 성폭행을 가한 소년원 간수들이 등장하는 배리 레빈슨의 영화 슬리퍼스(Sleepers)가 떠오른다.


‘그동안 속상하고 마음도 아프고… 누가 변태 짓을 해서요.’ 잔혹하게 짓밟힌 동심의 울부짖음이다.


그러나 그러한 가해자들의 가혹행위는 사회에서 이미 학습된 것이었다.


‘초등학생 4, 5학년 때 사회에 있던 형이 (저에게도) 이상한 짓을 했습니다.’ 즉 그들 역시 변태 가학적인 아동 포르노 등이 범람하는 타락한 사회의 희생자들이었던 것이다. 심리학자들이 말하는 ‘증오적 동일시’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를 보여준다.


또한 이를 통해 강간이라는 것이 여성과 남성을 떠나 ‘약자’를 노린 삐뚤어진 남성우월주의자들의 사회적 폭력이라는 것이 입증되는 셈이다. 적어도 여성에게 그 책임을 돌리던 피해자유책론은 더 이상의 명분을 상실하는 셈.


이런 와중에 어처구니없는 판결이 내려졌다.


취중이었던 김모(43)씨는 초등학생 4학년 B양이 자고 있는 동안 자신의 다리를 딸의 몸에 얹은 채 한 손으로는 엉덩이를, 또 다른 한 손으로는 가슴을 더듬었던 것. 놀란 B양은 울음을 터뜨렸다. 더욱이 경찰조사 과정에서 아내 A씨와 격한 말다툼 끝에 집기를 부수고 발로 밟아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힌 바 있는 폭력 남편임이 드러났다.


1심은 당연히 ‘추행’을 인정해 가해자 김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서울고법 형사7부 송영천 부장판사는 그의 성추행을 ‘과한 애정 표시’로 해석해 상해만을 유죄로 인정,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16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했다.


실로 어처구니없는 판결이 아닐 수 없다.


대법원 판례는 `추행'을 성적 수치심 혹은 혐오감을 유발하며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 간주, 가해자 김씨와 피해자 B양의 평소 친밀감 정도, 그리고 B양이 과거 취중의 아버지에게 거부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점, 또한 아직 어리기에 2차 성징이 나타나지 않아 성적 흥분 유발이 불가했음을 판결의 근거로 들었다.


즉 대한민국만이 가지고 있는 해괴한 성범죄 ‘피해자유책론’에 따라 성추행의 모든 책임을 11살 난 여아에게 돌려 가해자에게 면죄부를 주고 피해자가 성추행으로 받은 상처로 고통 받는 것도 모자라 자책감까지 느끼며 살아가게 된 것이다.


결국 모든 딸들은 이제부터 아버지를 멀리하고 경계해야 하는 셈이란 말인가??? 친밀감의 표시와 성추행을 구분 못한 판결로 인해 우문이 던져지고 만다.


또한 성추행의 기준을 여성의 성징에 두고 있는 대법원의 판례대로 따지면 보육원 남아 성추행 역시 ‘과도한 애정의 표시’, 혹은 ‘우정의 표시’가 되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너무도 어처구니가 없다.


강간에 있어서 성징을 내세워 어떻게 해서든 여성에게 책임을 전가하고자 하는 사고방식이 어째서 21세기에 일어나고 있는 것인가. 결국 피해 여성들을 두 번 울게 하고 아동과 남성 피해자들이 갈 곳이 없어지게 만드는 것 아닌가. 때문에 여아가 받아야 하는 설움은 더 클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아동 성추행 교사가 한국에 들어올 만도 했다는 생각이 든다...


11살 어린 여아에게 너무나 가혹한 대한민국이다. 성추행 아빠가 그 아이를 짓밟고, 남성우월적 편견으로 가득 찬 세상이 다시 한 번 그 아이를 압박하고 있다.


p.s : 가해자 A씨가 계부이기에 달라져야할 상황이 존재한다고 보지 않았기에 글에 언급을 하지 않았습니다... 아버지와 딸, 성인과 아동 사이에 지켜져야 하는 도리는 상황에 따라 변할 수 있는 것이 아니질 않겠습니까... 그럼에도 문제를 삼는 분들 때문에 재혼 가정을 바라보는 눈이 왜곡될까 우려되는 바입니다. 또한 술에 취한 아빠가 잠자는 딸의 특정 부위를 더듬는 행위와 다정한 부녀지간에 오가는 신체 접촉 사이에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어 보입니다. 고로 불필요한 확대 해석으로 인한 오해가 없으셨으면 합니다.

Posted by 피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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