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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8.24 [핫이슈] 커피 프린스에 나오는 위험한 메세지들
드라마는 남는것 없이 골만 비게 만든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30대 초반 남자 입니다. 뭐 대부분의 남자들이 그렇듯이 드라마 보다는 영화를 선호하고 영화 보다는 생중계하는 스포츠(축구,야구,이종 격투기등)에 환호하는 동물이라서 그런지 가끔 여친하고 드라마에 등장하는 인물들이나 장면때문에 티격태격 싸우기도 합니다. 모든 여자들이 그렇지는 않지만 평범한 20대 여성이라면,게다가 싸이를 즐겨하는 대한민국 여성이라면 드라마와 현실을 크로스 오버해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아서 일어나는 소위 말이 안통하는 그런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이죠. 남: 드라마는 드라마일뿐 현실세계와는 동 떨어지는 순정만화같은 얘기다. 여: 드라마와 현실은 종이 한장 차이, 멋있는건 멋있는거다. 나도 저래봤으면..

커피 프린스가 요즘 대세라죠. 그래서 안보면 왕따 당한다고 해서 그리고 여친과 대화가 통하고 싶어서 꾹 참고 1회부터 꾸준히 봤습니다. 어떤날은 하루에 3편까지 죽치고 때린적도 있었습니다. 뭐 첫회부터 말이 안되는 설정에 코웃음이 나왔지만 설정자체를 놓고 비판을 하자면 진중권하고 나랑 같은 사람이 될것 같아서 설정이랑 스토리 라인은 그냥 넘어갔습니다. 뭐 드라마라는것이 재밌고 웃음주고 눈물주고 그러면 되지 무슨 교훈이라던가 완벽한 짜임새를 추구하는 장르는 아니지 않습니까? 그저 재밌어서 시청률 올라가고 여러명이 모였을때 장안의 화제가 될수 있다면 그것 때문에 사람들끼리 같이 얘기도 하고 수다도 떨고 뭐 그런거겠죠. 그러나 드라마에서 잘못된 메세지를 주입시키려 한다면 그건 아니라고 봅니다. 엄연한 공중파 방송에서 그것도 15세 이상의 청소년(고등학생부터)이상이면 부모의 도움없이 누구나 시청할수 있는 그런 드라마에서 이 시대의 잘못된 젊은이들의 사고방식을 은근히 내숭을 없앤 솔직한 토크라고 가장해서 보여주는것은 확실히 잘못되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내숭과 솔직의 차이점이 무엇일까요? 알면서도 모른체 하는것이 내숭일까요? 해야할말 안해야 할말 구분못하고 끌리는대로(혹은 꼴리는대로) 내뱉고 행동하고 저지르는것이 솔직한것일까요?

‘내남자의 여자’에서 이미 드러났듯이 한국 드라마의 발악은 어디까지인가를 우리는 체험했습니다. (황신혜가 나왔던 ‘애인’에서 이미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죠. ‘애인’방영후 롯데월드에서 서성거리기 시작한 아줌마들이 늘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내 남자의 여자’가 중년 아줌마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준 드라마였다면 ‘커피 프린스’는 젊은층을 겨냥한 신세대 드라마입니다. 주제도 가볍고 설정도 코믹하고 진부한 얘기인 부잣집 아들과 가난한집 소녀와의 사랑이라는 러브 스토리 라인도 그렇고 등장 인물 또한 외국물 먹은 남,여 그리고 잘나가는 집안과 그렇지 않은 소녀가장 집안등 여느 로맨틱 코메디류의 드라마와 다른것이 없습니다. 다만 커피 전문점이라는 배경과 나름 개성있는 캐릭터들, 중년과 젊은이들을 연결해주는 홍사장과 정육점 아저씨들의 브릿지 역할에 시청률이 높아져 가고 있는 가운데 슬슬 회가 거듭날수록 이빨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홍사장님의 동거 예찬론이라던가 카페 동기들끼리의 ‘여자론’에 대해서 펼치는 수다정도는 애교로 넘어갈수 있습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캐릭터들의 개인적인 생각을 얘기한것 뿐이니니까요. 하지만 한성이와 유주의 선임신 후결혼씬은 확실히 문제가 있는 부분입니다. 다시 말해서 한성과 유주는 그동안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동거를 해왔으며(물론 떨어져 살고 있었지만 같이 잔 날이 많았기에 임신도 했겠죠) 이 커플이 주는 메세지는 유주같이 외국물 먹은 여자들은 쿨하게 임신 사실에도 놀라지 않고 오히려 남친에게 ‘나 임신했어’라고 당당히 그리고 기쁘게 사실을 알릴 정도로 쿨하다는 겁니다. 그리고 한성 또한 너무 좋아하고 당당하게 이제서야 우리 결혼할까? 합니다. 저를 경악케 한 장면은 유주를 데리고 찾아간 할머니댁에서 입니다. 보수적일줄 알았던 어른들마저 유주의 임신 사실을 알고 축하해주고 오히려 기뻐하는 모습을 볼수 있었습니다. 여러분들이 한번 여친과 남친과 똑같이 일저지르고 부모님들에게 함 가서 말씀드려 보세요. 열이면 아홉 싸대기 안 맞으면 다행 아닌가요? 아니면 제가 너무 시대에 뒤떨어져서 살고 있었나요? 대한민국의 어른들이 이제 임신 먼저 해서 배부른 상태에서 결혼을 한다고 해도 두손 들고 환영을 할만큼 쿨해진걸 저만 모르고 있는 걸까요? 최진실- 조성민 커플 이후로 선임신-후결혼이 트렌드가 된 것일까요?

고등학생이면 누구나 볼수 있는 이 드라마(솔직히 유치원생이나 초딩들도 얼마든지 볼수 있죠) 를 보고 젊은 학생들의 머리속에 무엇이 들어갈까요?
외국물 먹으면 정말 다들 쿨하구나, 동거는 너무나도 자연스러운것이고 서로 사랑하면 임신해도 되고..왜냐 결혼하면 되잖아? 외국서 공부하거나 일하다 온 사람이면 무조건 잘나가고 동경의 대상이 되고 집안도 좋고 부자집 자식이라는 공식이 성립됩니다. 약간 과장하자면 일종의 열등의식과 사대주의 사상까지도 가질수 있습니다. 드라마의 주인공들도 자연스럽게 동거하고 임신하고 그리고도 멋지게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아가는데 왜 우리들은 안되지? 라고 반문을 하신다면 여러분들의 사촌 동생, 조카, 혹은 친동생들에게 무엇이라고 대답해야 하죠? 씩씩하게 소녀가장으로 열심히 살아가는 보이시한 은찬과 커피 프린스의 사장 공유가 겪었던 동성애적인 사랑은 무엇으로 설명할수 있겠습니까? 나중에 여자로 밝혀져서 다행이지만 그 전에 둘이 나누었던 키스라던가 포옹등은 동성애에 대한 자연스러움으로까지 표현된것 같아서 역겹기 까지 했습니다. 물론 눈이 반짝반짝 거리면서 헤~~하는 표정으로 브라운관에 빠진 커프폐인들이 들으면 마치 합천 공원에서 침묵 시위하는 ‘전사모’들에게 돌던지듯이 그것에 대해 뭐라 하는 저만 또라이며 편협된 꼴통이자 지나친 보수주의라며 간단히 씹히겠죠.

커피 프린스 1호점, 상당히 위험한 컨셉입니다. 앞으로 바리스타에 대한 관심도와 학원및 직업 선호도도 많이 높아지겠죠. 드라마에 나왔던 장소라 해서 줄을 서서 구경을 하는 웃지 못하는 장면또한 연출되고 있습니다. 정작 그 장소는 19세 미만 출입금지더군요. 드라마 자체는 누구에게나 공개되지만 정작 그 커피 프린스라는 장소는 유흥업소였다는 이유로 어린 아이들 입장을 금지시키는 현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유흥업소에 아이들을 금지시키는것과 누구나 볼수 있는 드라마에서 주입시키는 19세 미만금지물들의 낯뜨거운 주제들---거기다가 잘못된 행동과 사고가 멋지게 그리고 쿨하게 그려진 모습. 동성애도 멋있고 동거도 쿨하며 임신해서 결혼한다는데 뭔 지랄이냐? 라고 반문하신다면 정말 할말이 없겠군요. 드라마가 제발 드라마로 끝나면 다행인데 그렇지 않으니까 몇자 적어봤습니다. ‘애인’보고 결혼한 아줌마들도 불륜이 무슨 유행인거 처럼 저지르는 판에 ‘커피 프린스’보고 앞으로 태어날 무수한 아기들이 걱정되는것은 저만의 노파심이길 간절히 기대합니다.(저역시도 이건 좀 오버다 라고 생각하긴 합니다 ^^;)

<Leon>

Posted by 피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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