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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8.01 [핫이슈] 묻는다. 미국은 왜 방관하는가?
사태가 우려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가히 최악의 상황이 올까 두렵다.
이 시점에서 정부의 국제 정치력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
우리 정부는 사태 초기에 과거 김선일씨 사건을 교훈삼아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철수 예정 긴급 담화를 발표하고 아프간 현지에 채널 네트워크를 확보하려 하고 또한 특사도 파견하는 등 기민하고 신속하게 대응했다. 지난 이라크 인질 사건의 학습효과에 따른 초기 이러한 부산하고 신속한 대응은 그래도 이번에는 뭔가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희망을 낳게 했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와는 달리 인질 한명이 무참하게 살해되고 이어서 또 한명의 인질이 살해되는 처참한 지경에까지 이르고 있다. 지금 우리 국민은 아프간 사막에서 문자 그대로 "죽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는 우리와 상관없는 먼 나라 얘기인줄만 알았던 테러가 우리에게도 이렇게 직접적인 위협을 가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과연 우리 한국이, 외신들이 흔히 소개하듯 "은자의 나라, 은둔의 나라"가 맞는지 의심스럽기조차 하다. 이는 그만큼 한국의 또한 한국인의 활동반경이 과거와 비교해 몰라 볼게 전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번 인질 사태도 그러한 와중에 벌어진 참사이다.


나는 이번 사태를 한국의 국제 정치력의 시험대로 본다. 당초에 인질 맞교환 얘기가 흘렀을 때 그래도 인질 8명은 풀려나올 줄 알고 있었다. 무슨 속사정이 있는지 짐작하긴 어려우나 뭔가 잘 안 돼서 결렬된 것이 분명하다. 미국 측의 차량이 뒤에 버티고 있어서 탈레반이 차를 돌려서 그냥 되돌아 갔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아예 처음부터 인질 교환은 생각하지 않았다라는 말도 나온다.
우리는 아프간에 적지 않은 병력을 파견하고 있는 국가이다. 비록 비전투 부대라고는 하나 지원부대의 성격상 아프간 재건과 후방 건설의 임무에서는 그간 적지 않은 기여를 해 왔다고 본다.


아프간 정부와 미국측이 인질 맞교환 동의를 해 줘야 하는 이유로 충분하다고 본다. 지금 미국은 형식상의 규탄 성명만 내 놓을 뿐 일체 이번 사태에서 손을 떼고 있다. 미국 정부에 묻고 싶다. 그대들과 이번 사태가 정녕 아무 상관이 없는지를. 탈레반이 금전을 요구한다면 우리정부 독단으로도 어떻게 해결해볼 수도 있겠으나 지금 확실한 건 그들이 인질 맞교환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한국 정부의 재량 밖이다. 초기 협상이 지지부진했던 것은 이러한 재량 밖의 협상 조건 때문이었다.


우리는 인질을 맞교환할 수 있는 충분한 자격이 있다. 저번에 이탈리아 기자도 인질 교환으로 풀려나온 사례가 있다. 왜 그러한 선례가 우리의 경우에는 적용될 수 없는가? 우리는 이라크, 아프간, 그밖에 분쟁지역에 다수 병력을 파견하는 국가이다. 우리는 국제문제에 결코 인색하거나 우리의 안위만을 챙기는 국가가 아니다. 미국의 파병 요구도 결코 외면하지 않았다. 다 들어 주었다. 왜 한국이 이런 대접 밖에 못 받아야 하는가?


이것은 한국 국제 정치력의 시험대이다. 진정한 우방인지, 아니면 친구를 가장한 위선자인지는 이렇게 위기 상황에서 판명되는 법이다. 개인간에도 진정한 우정은 친구가 도움을 요청할 때 드러나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오늘 정부는 국제사회에 도움을 호소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탈레반 세력에게 우리 국민을 해하지 말것을 경고했다. 그러나 역시 키를 쥐고 있는 것은 미국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미국은 테러범과 협상하지 않는다는 원칙하에 이번 사태를 '방기'하고 있다. 이것은 명백한 방관이자 회피이다. 선량한 우리 국민의 목숨이 그깟 테러범(거물급 교환을 요구한 것도 아니고 아프간 감옥안에 수감된 하급 테러범) 몇몇의 몸값도 안 된단 말인가?


대체 우리나라는 미국에게 '동맹국' 취급이나 받고 있기는 한 걸까? 이번 사태에 너무도 무심하고 냉정한 그들, '큰형님'들을 보면서 드는 생각이다.

<written by 이수연>

Posted by 피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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